딱 1시간 코스! 작지 봅시다
심신이 지칠 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사색적인 자신만의 산책을 해보면 어떨까.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안산’은 작지만 알찬 산책로로 각광받고 있다.295.5m 높이의 안산은 북한산(836m), 도봉산(740m), 관악산(632m) 등 서울의 유명산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하지만 산 정상에 서울시 기념물 13호로 지정된 '봉수대'가 있고, 한국전쟁 당시 마지막 격전지였던 만큼 뜻깊은 역사적 명소다.안산은 모악산이라는 다른 이름이 있다. 조선시대 어머니의 산이라는 뜻에서 모악산으로 불렀다는 설과 호랑이가 출몰해 많은 사람을 모아 산을 넘어야 해서 모악산으로 불렀다는 재미있는 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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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은 다양한 길에서 등산할 수 있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대문구청 출발 코스부터 연희b지구 시민아파트, 연세대학교 기숙사, 봉원사, 무악재역, 독립문역, 경기대학교 뒤편에서 출발하는 코스까지 아주 다양한 길이 안산으로 통해.며칠 전에는 서대문도서관에서 안산자락길에 이르는 연결산행로도 개통되었다. 연희동 산2-3 일대에 조성된 이 길은 길이 400m, 폭 1.5m의 목재 데크 길과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연결 등산로와 안산 자락길이 만나는 지점에는 자연 속에서 특별한 독서활동과 힐링시간을 즐길 수 있는 숲 속 ‘산책도서관’도 설치했다.서대문도서관에서 출발하여 안산자락길까지 3개의 길을 나누고, 각각 사유길과 소통의 길, 나눔의 길 등이 조성될 예정이라 더욱 다채롭고 새로워진 안산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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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은 꼭 등산이 아니더라도 가볍게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다. 필자도 별다른 준비 없이 가벼운 복장으로 신발과 생수 한 병을 들고 큰 어려움 없이 천천히 산을 걸어보며 나만의 시간을 가져봤다.다양한 코스 중 무악재 하늘다리 밑에서 출발하는 코스를 선택했다. 무악재는 안산과 인왕산 사이에 위치한 고개이다. 나무 데크 계단을 이용해 코스에 진입하면 바로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숲 속으로 진입할 수 있어.매우 시원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계단 중간에 작은 나무의자가 있어서 조용히 앉아서 쉬면서 책을 읽고 음악을 듣는 멋진 장소라고 생각했어.갑판 계단 끝에 다다르자 무악재 하늘다리와 함께 인왕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한눈에 들어왔다. 무엇보다 다리 한복판에서 서대문과 종로구를 번갈아 볼 수 있는 작은 즐거움이 있다. 늘 버스로만 이동하던 이 길을 하늘에서 바라보는 것이 특별한 느낌이었다.사실 여기까지 오는데 약 3분도 걸리지 않아요. 아마 빠른 걸음으로 왔으면 1분이나 걸렸을 거야. 이 짧은 시간을 투자해서 안산에 속해 있으니 설외 도시들의 삶이 멀게 느껴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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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인 안산 산책에 나섰어요. 무악재 하늘다리를 등지고 안산 자락길 방향으로 길을 걷고 있는데, 벌써부터 향긋한 나무냄새와 이름 모를 새소리에 심신이 가벼워졌습니다.길로 들어서자마자 ‘해충기피제 자동분사기’를 만날 수 있어요. 서대문구에 진드기, 벌레로부터 안산을 찾는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것입니다. 걷기 전후 스트레칭 안내문도 있지만, 등산에 앞서 기본적인 스트레칭과 해충 기피제를 이용하면 건강하고 안전한 등산 또는 걷기 운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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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도 구석구석 해충제 스프레이를 한 뒤 다시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단단한 나무로 되어 있지만 부드러운 나무 데크 길을 한참 걸었어요. 걸으면 걸을수록 다양한 자연풍경과 산속의 생태식물이 산책로의 친숙함을 느꼈습니다.서대문구청 방향으로 걷자 자락길 전망대에 올랐습니다. 서울의 모습을 좀 더 크게 볼 수 있었습니다. 어디론가 이동하는 수많은 자동차나 사람들의 모습, 새롭게 개발 중인 아파트 공사현장 등 조금 복잡한 도심 속 풍경을 바라보면서 조금이라도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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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길을 걷자 작년에 새로 선보인 ‘시이나무 숲 속 무대’가 나왔습니다. 숲속 무대가 위치해 있고, 개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산속 숲길을 걸어 조용한 음악을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특별한 공간에 흐뭇한 미소가 절로 입가에 퍼졌습니다.척척 나만의 산책은 이어 고운초등학교로 이어지는 코스까지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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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서대문구청 방향으로 길을 걸어 얼마 전 만들어진 산책도서관으로 향했다. 이미 시민 몇 명이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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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자락길숲속무대방향으로길을걸어가면서구청방향으로내려와서시립서대문청소년센터건너편에있는안산도시자연공원으로들어갔다고합니다.아버지와 함께 산을 오르는 아이, 친구들과 함께 잠시 휴식을 취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조용히 운동하는 노인의 모습이 보였다고 합니다. 공원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바로 아래쪽에 보이는 홍제천 방향으로 내려가서 이번에는 홍제천길을 따라 산책을 시작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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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걸었더니 한강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정표를 봤어요. 무악재에서 출발해 안산 허리를 따라 약 5km 정도 걸었는데, 이제 한강이 눈앞에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하루에 한 시간만 투자해 이렇게 산책을 하면 도시 속에서의 딱딱한 삶이 조금은 부드러워지고 행복해지지 않을까. 잠시 짬을 내 안산에 가서 산책을 하거나 사색을 하며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보는 것도 좋습니다.■서대문구 안산(안산자락길) ○위치:서울시 서대문구 봉원동 일대 ○교통: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5번 출구, 무악재역 4번 출구 ■더 많은 서울 뉴스 보기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하기 ■내 이웃이 전하는 ‘시민기자 뉴스’ 보기
출처 : 내 손안에 서울시민기자 박찬홍